
그와 그녀는 대학신입생시절 눈이맞아 10년을 사귀다가 결혼한 엄청난 내공을 가진 부부이다. 친구같기도 연인같기도 한 주위에서 보기엔 매우 바람직한 부부상에 속했다.
그런데 나이들면서 참 많이 듣게되는 말 중 하나인 "세상에 편한 집구석 한군데도 없다"는 말에 그 부부도 벗어나진 못했다.
알고보니 남자는 일중독이었고 특유의 무신경함으로 뱉는 말들은 여자를 힘들게 만들었다. 둘다 업무량이 과중한 직업을 가졌음에도 그녀는 짬만 나면 열심히 음식을 만들어 남자에게 대령했는데, 대부분 그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힘들게 뭘 이런걸해. 난 밖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못먹겠다"
퇴근하고와서 힘들게 했는데 사람 성의를 봐서라도 너무하는거 아니냐는 여자의 말에 그는 "너가 하고싶어 한거잖아"라는 초 시크한 대답만 남기고 씻고 자기를 반복.
연애랑 결혼의 차이를 피부로 느끼며 이 부부는 싸움을 거듭하고, 여자는 급기야 싸우다가 갑자기 아파트 베란다로 뛰어들려는 시도까지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20몇층으로 기억..)
근데 그녀의 이런 시도는 남자의 마음을 더욱 차갑게 만들고 말았으며, 서로 한 공간에 있어도 무시하는 상태로 한동안을 보냈다. 그녀는 대학입학시기부터 한국에 거주한 재미교포였던지라 이런저런일을 터놓을 가까운 가족도 없어 외로움은 극에 달했다. 그러다 결국 자신에게 다정하게 대해 준 한 남자에게 빠졌고 그 후 부부싸움중 가출을 했다.(아마 그남자에게 간 것으로 추정?? 이 부분은 확실치 않다)
내연남의 존재를 알게 된 남자는 여자를 다시는 안보겠다며 이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부부는 화해와 용서로 재결합을 했고, 서로 노력하며 사랑했고 그 결실인 예쁜 아가도 생겼다. 보기 좋았다.
그런데 그 행복도 오래가지는 않았는지 그녀가 늦은 저녁 남편의 행방을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확인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리고 남편의 카드명세서에 수십만원이 찍힌 업소 이름을 얘기했다고.
하지만 오래 알고지낸 친한 친구들에게만 쉬쉬하면서 물어보고 남자에겐 직접 얘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남자는 굳이 숨기지도 않고 설명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에 내가 준 상처가 내게로 돌아왔다는 서글픈 위안으로밖에 달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아마도 지구가 둥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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